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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1-08 16:09
[이인식 과학칼럼] 사회물리학과 빅데이터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441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5&no=16390 [338]
 오늘날 인류 사회가 풀어야 할 난제는 인구 폭발, 자원 고갈, 기후변화 등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런 21세기 특유의 문제는 산업사회의 접근 방법보다는 21세기 사고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세기 산업사회에서 개인은 거대한 조직의 톱니에 불과했지만 21세기 디지털 사회에서는 개인 사이의 상호작용이 사회현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개인의 상호작용을 분석해 인간 사회를 이해하는 새로운 접근 방법은 사회물리학(Social Physics)이다.

 사회물리학은 물리학의 방법으로 사회를 연구한다. 사람이 물리학 이론에 버금가는 법칙의 지배를 받는 것으로 여긴다. 물리학에서 원자가 물질을 만드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처럼 사회물리학은 개인이 사회를 움직이는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이를테면 사람을 사회라는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로 간주한다.

 2007년 미국 과학 저술가 마크 뷰캐넌이 펴낸 ‘사회적 원자(The Social Atom)’는 “다이아몬드가 빛나는 이유는 원자가 빛나기 때문이 아니라 원자들이 특별한 형태(패턴)로 늘어서 있기 때문”이라며 “사람을 사회적 원자로 보면 인간 사회에서 반복해서 일어나는 많은 패턴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날마다 디지털 공간에서 남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흔적을 남긴다. 미국 MIT 빅데이터 전문가 알렉스 펜틀랜드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나타내는 이런 기록을 ‘디지털 빵 부스러기(digital bread crumb)’라고 명명하고, 이를 잘 활용하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보탬이 된다고 주장한다. 2014년 1월 펴낸 ‘사회물리학’에서 펜틀랜드는 개인이 누구와 의견을 교환하고, 돈을 얼마나 지출하고, 어떤 물건을 구매하는지 낱낱이 알 수 있는 디지털 빵 부스러기 수십억 개를 뭉뚱그린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그동안 이해하기 어려웠던 금융위기, 정치 격변, 빈부격차 같은 사회현상을 설명하기 쉬워진다고 강조한다. 빅데이터가 개인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상세히 분석하는 유용한 도구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21세기 문제를 21세기 사고방식으로 풀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펜틀랜드는 이 책에서 사회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데 핵심이 되는 패턴은 사람 사이의 아이디어와 정보의 흐름이라고 밝혔다. 이런 흐름은 개인의 대화나 SNS 메시지 같은 상호작용 패턴을 연구하고 신용카드 사용 같은 구매 패턴을 분석하면 파악될 수 있다. 펜틀랜드는 “우리가 발견한 가장 놀라운 결과는 아이디어 흐름의 패턴이 생산성 증대와 창의적 활동에 직접적으로 관련된다는 것”이라면서 “서로 연결되고 외부와도 접촉하는 개인·조직·도시일수록 더 높은 생산성, 더 많은 창조적 성과, 더 건강한 생활을 향유한다”고 강조했다. 요컨대 사회적 원자들의 디지털 빵 부스러기를 빅데이터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아이디어 소통이 모든 사회의 건강에 핵심적 요소인 것으로 재확인된 셈이다.

 빅데이터는 이처럼 사회문제를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유용한 도구일 뿐만 아니라 오늘보다 나은 미래의 조직·도시·정부를 설계하는 데 쓸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펜틀랜드는 이런 맥락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기존 사회제도보다 훨씬 더 잘 작동하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빅데이터는 인터넷이 초래한 변화와 맞먹는 결과를 이끌어낼 것임에 틀림없다”고 역설한다.

 펜틀랜드가 상상하는 것처럼 빅데이터로 ‘금융 파산을 예측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전염병을 탐지해서 예방하고, 창의성이 사회에 충일하도록 할 수 있다면’ 얼마나 반가운 일이겠는가. 마크 뷰캐넌 역시 ‘사회적 원자’에서 사회물리학으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종잡을 수 없이 일어나서 인생을 바꿔놓는 사건들’을 이해하게 되길 기대한다.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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